"내공은 나와의 다름을 이해하는 힘이다.
내공은 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이다"
술한잔 해보면 산전, 수전 그리고 공중전까지 섭렵해온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각자 한편의 중원 무협지다. 고수란 한마디로 콘텐츠가 많은 사람이다. 콘텐츠는 스토리다. 겪은 게 많을수록 콘텐츠의 힘은 더 커진다. 그러고 보면 역사(history)란 그 사람의(his) 이야기(story)란 풀이도 그럴듯하게 들린다.
외공( 外功)이 근육이라면 내공(內功)은 정신이다.
내공은 수많은 담금질을 저장해둔 값비싼 경험의 지수지다. 특히 젊은 날의 고난은 인생의 보약이자 삶의 퇴비다. 젊어서 갓은 고생을 해본 사람은 어떤 일이 닥쳐도 그리 겁내지 않는다. 따라서 내공은 한마디로 '삶의 맷집'이다. 또한 내공있는 고수들의 공통점은 한결 같이 열정의 소유자란 점이다. 여기서 열정(passion)의 어원은 아픔이다. 과연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3가지 액체는 피, 땀, 눈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가장 난해한 것은 사람을 보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등 지독한 아픔과 고생을 겪어본 뒤에야 비로소 사람 보는 안목, 즉 지인지감(知人之鑑)이 배양된다. 대개 여행, 도박, 음주를같이 해보면 그사람의 진실이 드러난다.
특히 내공은 위기 시에 그 진면목이 드러난다. 내공이 부족한 사람의 특징은 늘 심각하고 말이 번잡하다. 일단 주위에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많은 건 하수다.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을 많이 겪어내야 내공이 커진다. 이단계가 지나야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세계가 얼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