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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60코스

나는... 누구인가? 2024. 4. 15. 13:56

2024.04.13.토

남파랑길 60코스(15.1km)
궁항정류장 ←5.0km→ 반월마을 ←2.8km→ 광암마을 ←7.3km→ 와온해변

걸은거리 16.6km
걸은시간 09:11~13:10, 3시간 58분 소요

궁항마을을 떠난 길은 드넓은 개펄이 펼쳐진 해변 갯노을길을 따라 사곡마을로 이어진다. 저 넓은 갯벌이 더 이상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간척되지 않고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망동들 입구에 있는 홍매화

갯노을길은 망동들 까지는 궁항길, 망동들을 지나면서 반월마을까지는 해넘이길이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정겨운 느낌의 마을 이름과 길 이름들을 많이 만난다. '해넘이길' 참 고운 우리말이다.

망동들 둑방의 수문에서 바라본 갯벌

복개도를 보면서 걷는 자전거길이다. 해넘이길은 차도보다 자전거길을 더 넓게 조성해 놓았다. 길은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돌고 돌아간다. 해안길을 걷고 있으면 발아래에서 바닷물이 출렁이고, 비릿한 갯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육지 가까이 떠 있는 복개도, 장구도, 모개도 등 세 개의 작은 무인도가 길벗이 되어준다.

모개도, 장구도, 복개도를 바라보며 걷다가 지금이 늦은 오후라면 저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해 본다.

길은 어느덧 장척마을로 이어진다. 해변 산자락을 한 굽이 돌아가자 장척마을이 기다리고 있다. 산을 등지고 여자만을 바라보고 있는 장척마을은 일몰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노을의 향기와 갯벌 체험장

갯벌체험장 표시석이 있는 장척마을은 갯벌체험 장소로 활성화되어 있다. <노을의 향기>는 아름다운 노을이 있는 여자만 갯벌에서 채취한 꼬막을 뻘배에 가득 싣고 귀가하는 아낙네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하루 두 번 썰물 때면 450m 떨어진 복개도와 장척마을 해변 사이에 바닷길이 열리고, 주변은 갯벌 천지가 된다.

장척마을 끝머리에 자리잡은 멋진 전원주택 입구 선돌에 세겨진 글귀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 서 있는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주인장의 인품과 인문학적 소양의 깊이가 궁금해진다.

길은 천천히 걸으면 자연과 교감하고 자연의 일부가 된다. 자연은 곡선을 이루고, 그 흐름은 사람이 걷는 속도만큼 느리다. 직선보다 곡선이, 빠름보다는 느림이 우리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반월마을로 가는 해변에는 데크로 만든 다리가 놓여있다. 데크 아래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는데, 지금은 물이 빠져 갯벌이 드러나 있다. 여의도 면적의 9배에 달할 만큼 광활한 여자만 갯벌은 전혀 훼손되지 않은 생태계의 보고다.

반월마을은 마을 뒤 안개가 낄 때 앞바다에서 보면 반달갈이 보인다 하여 운중반월(雲中半月)이라고도 하였으며 바닷물이 만수가 되었을 때 지형이 반달 모양 같다하여 반월이라 한다.

반월마을 회관
반월 청년회관

이곳 주민들은 갯벌에 의지해 살아간다.

봉전마을 가는 길가 마늘밭에 갯마늘이 여물어 간다.

봉전마을은 처음에 '수리미'라 불리웠는데 그 이유는 마을주변 지형이 수리(독수리)의 모습과 같다하여 그렇게 불렀었다고 한다.

봉전마을 골목길을 지나 바다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광암마을 앞 농로를 따라서 걷는다. 마을 앞 들판은 작년가을 추수가 끝난 이후 아직까지 텅 비어있다.

광암마을 뒤편 언덕을 넘어 다시 해변으로 나간다. 해변 저류지의 묵은 갈대무리가 쓸쓸함을 자아낸다.

갈대숲을 지나니 해변으로 데크다리가 놓여있다. 길이가 1천120m에 이르는 가림산 해안산책로다. 가림산 해안산책로는 가림산 아래 해변 바다위에 놓여있다. 데크다리를 걷고 있으니 바다 위를 걷고 있는 것 같다. 데크길을 걷고 있으면 여자만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여자만 안쪽으로 순천만도 슬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육지에서는 수많은 산봉우리들이 첩첩하게 다가온다.

가림산 해안산책로를 지나 두랭이길로 들어선다. 두랭이해변은 여자만에서도 동쪽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두랭이해변에서는 건너편 순천시 와온해변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여수와 순천 경계인 여자만 갯노을길 시점부에는 마을 양쪽에 말이 서 있는 형태의 천마산과 여자의 젖가슴 같이 생긴 옥녀봉이란 두 개의 산이 마을 양쪽에 위치하고 천마산의 산세가 말과 같이 생겼다 하여 말 두(斗), 옥녀봉의 봉우리 봉(峰)을 따서 두봉마을이 위치해 있고, 두봉마을에서 해변을 타고 들어가 산기슬에 마을이 있는데 마을 앞산이 큰 병풍 모양으로 펼쳐 있는 것 같다 하여 두언(斗彦)이라 하고 이 길을 두랭이라 한다. 둘러싸인 곳이라는 뜻을 가진 '두랭이'는 '도롱이'의 전라도 방언으로 짚이나 띠 따위를 엮어 만든 옛 우비의 하나로 우산처럼 포근한 보호막을 형성하고 있다하여 두랭이길이라 불리우고 있다.
두랭이길에서 바라본 여자만은 시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햇빛에 비쳐 잔잔한 모습이 거대한 호수를 연상하게 하고, 썰물에 들어나는 드넓은 갯벌은 무한의 사랑을 주는 부모님의 마음과 같아 다양한 생물을 제공하여 주민의 삶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두봉교를 건너면 여수시 율촌면에서 순천시 해룡면으로 넘어간다.

와온해변으로 통하는 도로를 따라가다가 도로 위쪽에 자리한 용화사로 올라간다. 작은 절이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여자만을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산사음악회 현수막이 걸려있다.

용화사를 출발해 산기슭 밭길을 따라 와온해변으로 향한다. 와온마을 골목길을 거처 해변으로 내려오니 와온포구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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