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6.토
동해 무릉계곡(명승 제37호)
무릉계곡은 두타산과 청옥산 사이를 흐르는 4km 길이의 계곡이다. 삼화사에서 쌍폭포에 이르는 계곡과 그 일대는 화강암으로 형성된 못과 폭포, 아름다운 바위들이 이루는 경관이 빼어나다. 예로부터 동해안 제일의 산수로 이름을 떨치며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지금까지 수많은 자연적ㆍ역사적 명소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용추폭포와 무릉반석은 동해비경으로 꼽히는 절경이다. 무릉계곡 곳곳에서 바위에 새겨진 글씨를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무릉반석에는 아름다운 글씨로 '무릉선원 중대천석 두타동천' 이라는 글귀가 거대하게 적혀 있다. 고려 시대에는 이승휴가 이곳에 살며 제왕운기(보물 제1091-2호)를 저술하였다. 조선 시대에 김효원의 두타산일기, 그리고 허목의 ' 유산기'등에서 옛 선비들이 무릉계곡을 사랑한 흔적이 전해지고 있다. 두타산이라는 이름은 산스크리트어 'dhuta'의 소리를 한자로 받아 적은 것으로서 '불도를 닦는 수행'을 뜻한다. 그만큼 불교와 인연이 깊은 무릉계곡에는 삼화사와 관음암 외에도 중대사, 거제사 등의 절터가 남아있다. 이렇듯 무릉계곡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더불어 사상적.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깃든 곳이다.
최인희(崔寅熙.1926.11.29∼1958.8.31) 시비
落照
소복이 산마루에는 햇빛만 솟아오른 듯이
솔들의 푸른빛이 잠자고 있다
골을 따라 산길로 더듬어 오르면
나와 더불어 벗할 친구도 없고
묵중히 서서 세월 지키는 느티나무랑
운무도 서렸다 녹아진 바위의 아래위로
은은히 흔들며 새어오는 범종소리
白石이 씻겨가는 시낼랑 뒤로 흘려보내고
고개 넘어 낡은 단청 山門은 트였는데
천년 묵은 기왓장도
푸르른 채 어둡나니
무릉반석 암각서(武陵磐石 岩刻書)
무릉계곡 초입에 있는 무릉반석에 가로로 쓴 살아 움직이는 듯 힘이 있고, 웅장한 글씨이다. 무릉선원(武陵仙原) 중대천석(中臺泉石) 두타동천(頭陀洞天)이라는 암각서로, 그 아래에 옥호거사서신미(玉壺居士書辛未)라는 각서가 있는데, 신미년에 옥호거사가 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릉선원은 도교(신선)사상을, 중대천석은 불교 또는 유교사상을, 두타동천은 불교사상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 글씨는 봉래 양사언이 강릉부사 재직(1571~1576) 기간에 전임 정두형 부사의 부친상 관계로 신미년(1571)에 광천(비천)을 방문했을 때 무릉계곡을 방문하여 썼다는 설이 있고 또 하나는 옥호자 정하언이 삼척부사 재직(1750~1752) 기간 중인 신미년(1751)에 무릉계곡을 방문해서 썼다는 설도 있다.
동해시에서는 오랜 세파에 글자가 희미해지고 마모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보존하기 위해 1995년에 모형석각을 제작하였다.
장군바위
우측으로 보이는 절벽을 자세히 보면 투구를 쓰고 칼날 같은 콧날에 각진 턱을 지닌 사람의 옆모습이 보인다. 바로 용맹스런 장군의 얼굴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장군바위다.
옛날 신라와 고구려의 경계 지역이라 전쟁이 빈번했던 지역이었고 임진왜란의 상흔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한 이곳 무릉계곡을 지켜보며 늘 그 자리를 말없이 지키고 있는 장군의 우직함을 엿볼 수 있다.
하늘문(피마름골)
임진왜란 때 전사자들의 피가 많이 흘렀다고 하여 이름 붙혀진 피마름골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바라보면 이 문이 하늘로 통하는 계단이 아닌까 하는 생각이 든다. 90도에 가까운 경사에 300개가 넘는 계단을 잠시 멈추어 임진왜란 때 전사한 넋을 생각하다 보면 벅차오르는 가슴에 잠시 눈을 감고 묵념해 본다. 서늘한 바람에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이 곳이 무릉도원인가 하는 착각이 들만큼 주위 풍경이 더할 나위 없는 장관이다.
2000년 12월 개설되기 이전의 하늘문은 관음암에서 암굴(巖窟)로 향하는 등산로로 크게 마음을 먹어야 드나들 수 있는 위험한 길이었다.
신선바위(神仙庵)
신선바위란 옛날 아름다운 무릉계곡의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 신선이 앉았던 자리로 천기가 흐르는 신성한 장소로 불리게 되었으며, 또한 이곳 엉덩이 모양의 장소는 인근의 남근바위와 함께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자식을 점지해 주는 소원명당으로 유명하여 KBS, MBC, SBS 등 많은 방송사 프로그램에 방영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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