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2.토
외나무골교 → 예수원 → 구부시령 → 덕항산 → 쉼터 → 예수원 → 외나무골교
등산거리 6.6km
소요시간 14:10~16:44, 2시간 34분 소요
새벽 2시에 출발해 주말 동안 해파랑길 2~5코스를 걸을 요량이었으나 전날 과음한 여파가 몸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2시는커녕 10시까지 늦잠을 자버렸다. 늦은 아침을 챙겨 먹고 지금이라도 출발해 볼까 생각해 보았지만 어차피 지금 출발해도 부산까지는 4시간 거리이니 늦은 오후에나 도착하므로 한 코스를 완주할 수도 없는 시간이다. 그래서 미뤄둔 집청소를 간단히 하고 주변에 적당한 산이나 다녀와야겠다 생각하고 검색해서 결정한 것이 덕항산이다.

덕항산은 삼척시 신기면과 하장면 사이에 있는 높이 1072.9m의 산이다. 태백산맥 줄기의 산으로 백두대간의 분수령을 이룬다. 삼척의 유명한 종유석 동굴인 환선굴이 있는 산으로 이 덕항산 일대가 대이동굴지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동굴은 산의 북쪽에 있는 대이계곡 일대에 형성되어 있는데 그쪽 등산코스는 10km 이상의 거리에 가파른 지점이 있어 5시간 이상 소요되기에 13시가 넘은 지금 출발해서 다녀오기에는 무리다. 그래서 거리도 짧고 완만한 산세를 이루는 서쪽 코스를 택했다.

지난 주말 많은 눈이 내렸지만 저 지대인 시내에는 포근하다 못해 덮기까지 한 기온으로 인해 모든 눈이 녹아버렸는데, 고지대인 삼척 산골마을은 아직 한겨울의 풍경이다.



등산길 초입에는 제설차가 다녀갔는지 걷기에 좋은 길이었지만 곧 많은 눈이 기다리고 있었다.


시내 날씨를 생각하고 눈이 없을 거라 예측했는데 발목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야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스패츠와 아이젠, 등산스틱을 모두 챙겨 왔어야 했는데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앞서 지나간 등산객들이 눈을 다져놓은 덕분에 산발 속으로 눈이 들어오진 않았지만 다져놓은 덕분에 매우 미끄러운 길이다.



구부시령은 강원도 태백시 하사미동의 외나무골
에서 삼척시 도계읍 한내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건의령부터 큰재에 이르는 구간이며, 옛날 고개
동쪽 한내리땅에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여인이
살았는데 서방만 얻으면 죽고 또 죽고 하여 무려
아홉 서방을 모셨다고 한다. 그래서 아홉 남편을
모시고 산 여인의 전설에서 구부시령이라 하였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고갯길을 넘어가면서 무사 안전을
빌기 위해 신당 또는 당집을 만들곤 했는데, 당집이
없을 경우에는 고갯마루에 돌을 하나씩 던지면서
무사 안전을 빌었다고 한다. 구부시령에도 돌무더기
가 있는데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무사 안전을
빌면서 만들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기괴하게 비틀어진 거대한 참나무는 이곳 구부시령 고개의 세찬바람을 오랜세월 버티며 살아온 흔적이 엿보인다.





정상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니 황사 때문인지 자외선 때문인지 가시거리가 좋지않다. 맑은 날이면 백두대간의 멋진 산세를 감상해 볼수 있을 터인데, 커피 한잔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하산길에 나선다.






하산길에 본 예수원
예수원은 기독교 수도원 공동체로서 1965년 성공회 토레이(R. A. Torrey III, 한국명 대천덕) 신부가 몇몇 가정들과 함께 기도와 노동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들어 한국 교회와 사회에 성령운동과 사회 개혁운동을 시작한 수도원 공동체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라 했던가. 훈훈한 봄바람은 계곡의 눈을 녹이고, 강물이 불어나니 갯가 버들강아지들은 눈을 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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