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노자와 장자

모르는 곳으로 넘어가려고 발버둥 치면서

나는... 누구인가? 2024. 9. 25. 10:35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 著, 북루덴스 刊

인간이 삶을 꾸리는 세계는 '문명'과 '자연'이라는 두 개의 무대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은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장된 스스로의 법칙을 따르는 저절로(自) 그러한(然) 세계고, 문명은 인간이 그려 넣은(文) 세계다. 인간이 그린 세계를 문명이라고 할 때, 그것을 존 더 구체격으로 말하면 인간이 의도를 개입시켜 제조한 세계라고 할 수 있다. 문명을 제조하는 의도를 의지나 의욕, 욕망 혹은 영혼 등등으로 다양하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통괄하여 일단 '생각'이라고 하자. 그래서 각자 누리는 문명의 수준이나 내용은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에 좌우된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이라는 책에서는 이것을 "시선의 높이가 삶의 높이다"라고 표현되어 있다. 당연히 앞선 문명은 앞선 생각이 만들고, 뒤따라가는 문명은 생각이 뒤따라간 결과다. 먼저 생각하여 문명의 새 길을 내는 일이 창조이고, 창조의 의지가 발휘되는 일이 바로 창의다. 창의를 통해서 새로운 길을 열어 흐름을 만들면, 그것을 '선진'이라고도 하고 '일류'라고도 하며 선도력을 가졌다고도 한다. 이미 있는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없는 길을 열어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창의는 결국 삶의 영토를 확장하는 일이다. 따라서 창의적인 인간은 영토를 확장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언제나 높은 자리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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