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등산/기타

설악산 울산바위

나는... 누구인가? 2025. 12. 14. 16:53

2025.12.14.일

설악휴게소 주차장 → 신흥사 → 안양암 → 흔들바위(계조암) → 울산바위

걸은거리 8.7km
걸은시간 10:35~14:39, 4시간 4분 소요

오전 10시 30분 쯤 설악휴게소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웅장한 설악의 자태였다. 지난밤 내린 눈이 봉우리마다 하얀 솜이불처럼 쌓여 있었고, 맑고 차가운 겨울 공기는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산 아래에는 아직 햇살이 따스했지만, 산이 보여주는 깊은 겨울의 모습에 설렘과 약간의 긴장감이 동시에 밀려온다. 채비를 하고 설악휴게소 주차장을 출발해 오늘의 목적지, 울산바위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초입의 너른 길은 이미 겨울의 고즈넉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천년 고찰 신흥사(新興寺)를 지나자 잘 정비된 길을 따라 계곡 깊숙히 들어 간다. 설악의 넓은 계곡은 물이 말라 청량한 물소리는 들을 수 없었지만 험준한 산세와 깊은 숲 속의 청량함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안양암(安養庵)을 지나면서부터 경사는 조금씩 가팔라졌지만 비교적 쉬운 길을 걸어 흔들바위가 있는 계조암(繼祖庵)에 도착했다. 수많은 등산객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바위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따뜻한 커피 한 모금으로 몸을 녹였다. 눈앞에 펼쳐진 병풍 같은 바위 봉우리들의 위용은 숨 막힐 듯 아름다웠고, 이곳에서 올려다보는 웅장한 울산바위의 모습은 장엄했다.

흔들바위를 지나 울산바위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비교적 경사가 있는 길이 이어지다  철계단 코스가 나온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철계단에는 등산객들의 발길로 인해 눈이 단단하게 굳어 미끄러웠다.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아이젠에 의지하며 계단을 밟아 올라간다. 아래를 내려다볼 때마다 아찔함이 느껴진다.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 길게 이어진 철계단은 숨이 턱턱 막히게 하고 심장을 요동치게 한다. 힘들다...

정상에 도착하는 순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름다운 조망뿐만이 아니다. 해발 873m 울산바위 정상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사정없이 불어닥쳤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에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주위를 둘러본다.

추위를 잊게 만드는 장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속초 시가지와 동해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고, 그 아래로는 설악의 수많은 능선들이 흰 눈을 머금고 굽이쳤다. 춥고 힘든 과정을 거쳐 오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압도적인 보상이다. 매서운 바람 속에서 짧게 정상 인증 사진을 남기고, 마음속 가득 이 아름다운 비경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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