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그리고 허무한 / 이재진
말이 없는 시간
쓰라린 참회의 조각 앞에
한참을 앉았다가 가는 사람들
가까운 절망
먼 기다림곁에
아직도
보이지 않는 시간의 저 끝에서
다문 잎으로
삶의 머리채를 불사른다
절벽에 올라
불구경 나온 호기심으로
살아있으며 죽은체 하는 사람들
돌다리를 건넌다
두드려 보지 않고
굴러가는 물살
이끼없는
세월의
이빨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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