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6.토
해파랑길 50코스(10.7km)
통일안보공원 ←4.7km→ 명파해변입구 ←1.0km→ 제진검문소 ←5.0km→ 통일전망대
이동거리 16.76km
걸은거리 11.76km
차량이동 5.0km
여행시간 09:59~13:25, 3시간 25분 소요
10.7km의 해파랑길 50코스는 해파랑길의 마지막코스이다.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에서 시작해 명파해변과 제진검문소를 지나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길로서 제진검문소까지는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나 이후 5km 정도 되는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길은 도보 이동이 금지되어 있고 대중교통도 없으므로 단체로 온 사람들은 관광버스, 개인은 택시, 또는 자가용으로만 이동이 가능하다.
명파리에서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로 가는 마을버스가 아침 9시 30분에 있다는 선답자들의 블로그 정보에 따라, 목적지를 금강산슈퍼로 찍고 2시간 10분을 달려 도착한 휴일 아침의 명파리는 오가는 인적도, 차량도 보이지 않는다. 주차할 곳을 찾아 명파리 거리를 서행하다 보니 민박집과 슈퍼, 식당 간판이 줄지어 서 있다. 그렇지만 영업을 하는 집은 거의 없다. 남과 북의 화해무드로 금강산관광이 한창일 때는 이곳 거리가 얼마나 활기로 넘쳤을지 가늠케 한다. 언제 다시 그런 날이 올지...
명파보건진료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거리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는데 10여 분 후에 9시 30분 마을버스가 왔다.
출입신고에 필요한 절차는 비교적 간단했다. 차량과 인적사항을 적고 신분증을 제출하면 주차비 오천원과 관람료 삼천원을 합해 팔천원을 내고 10분간의 통일안보교육을 받는 것으로 끝이다.
길은 이제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바라보면서 북쪽으로 출발한다. 파란 가을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통일전망대로 가는 금강산로 길가에는 건어물과 농산물 등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곳이 군데군데 있고 대형 뷔페식당도 보였으나, 폐허가 된 지 오래다. 예전 금강산 관광의 길이 열려 있을 때는 호황을 누리던 시설이 지금은 폐쇄되어 흉물로 남아 있는 것이다.
명파리를 향해가던 금강산로는 얼마 안 가 우측 산길로 접어들었다.
낙엽이 수북이 깔린 한적한 산길을 걸어간다. 때가 때인지라 단풍은 이제 물러나고 산길은 낙엽에 묻혀간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구수한 낙엽 썩는 냄새가 코끝을 스민다.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고소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산길이 끝이난 지점에서는 임도가 나왔고 술산봉수대 표지판이 서 있다. 지금 걸어온 산이 술산인가 보다. 봉수대를 다녀오는 거리가 왕복 800m라서 잠시 고만하다가 포기하고 임도를 따라간다.
누가 보아도 직진하는 길이다. 그러나 해파랑길은 여기서 우측 내리막길로 빠져야 한다. 고즈넉한 가을길에 취해 한참을 직진하여 걷다가 되돌아왔다. 범인은 좌측 전봇대 앞의 리본이다. 되돌아와서는 좌측의 리본을 우측으로 옮겨 달아 놓았다.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낙엽진 나무뒤로 비치는 수평선이 아련하다.
임도를 따라 걷던 길은 다시 산길로 접어들고,
고개를 넘으니 평화로운 마을, 명파리의 농촌 풍경이 펼쳐진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동해의 맑은 물과 백사장을 가진 밝은 파도라는 뜻의 명파리(明波里)는 우리나라 최북단 민간마을이다. 38도선 이북에 속했다가 한국전쟁 이후 우리 땅이 되었다.
명파천변에는 남한의 최북단에 있는 명파초등학교도 보인다.
산에서 내려온 길은 7번 국도와 연결되는 도로를 거슬러 명파해수욕장으로 나간다.
해수욕장 입구에는 명파아트호텔이 길 양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명파해수욕장은 통일전망대로 가는 길목에 있어 통일전망대 관람객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이곳에는 오토캠핑장도 운영하고 있었는데 샤워장에는 연중 뜨거운 물이 공급되어 겨울 캠퍼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해수욕장을 둘러보고 나온 길은 7번 국도 아래를 지나 명파리로 가다가 우회전하여 명파천변 산책로를 따라간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명파천을 건너는 작은 천수교도 만난다.
천수교를 건너 논을 지나 금강산로를 따라 제진검문소까지 갔다가 되돌아 나온다.
우리나라 최북단의 슈퍼마켓. 여기서는 모든 것이 최북단이다. 통일의 꿈은 언제 이루어 질런지...
식당과 민박집 입간판이 줄줄이 서있는 명파리 마을길을 걸어 명파진료소에 세워둔 차를 몰고 통일전망대로 갔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곳의 상징인 통일전망타워가 보인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 소재 통일전망대는 DMZ와 남방한계선이 만나는 고지에 세워져 있는데 통일전망타워에 서면 금강산 구성봉과 해금강이 손에 잡힐 듯 보이는 조망의 명소이다.
2018년 12월에 건립된 통일전망타워는 DMZ의 'D' 자를 형상화하여 지은 멋진 전망대이다. 전망대에서 북한 땅을 구경하고, 2층 전시실을 둘러본 후 통일전망타워 주변의 종교시설들을 둘러보았다.
1998년 11월 18일 금강호가 첫 출항하면서 본격적인 금강산관광이 시작되었다. 이후 한국 최초의 호텔식 테마여객선 설봉호를 이용한 해로 관광이 가능해졌으며, 2002년 11월 북한은 금강산 지역을 '금강산관광지구'라는 특별행정구역으로 명명하였다. 2003년 2월 14일 비무장지대(DMZ)를 통과하는 육로 길이 열리면서 관광객 수는 더욱 증가했다. 2005년도에는 금강산 관광객 수가 100만 명을 넘었고, 2008년은 7월 말까지 200만 명을 눈앞에 두었다. 하지만 2008년 7월 11일 남한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북한 관광은 중단되었다.
풍산개 '금강'과 '해랑'은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곰이'의 새끼다.
갖가지 사연과 염원이 담긴 평화기원 열쇠도 있다.
불교에서 건설한 미륵불과 천주교에서 건립한 십자가상과 성모 마리아상, 김대건 신부상도 둘러본다.
전망대에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통일전망대 주변시설을 모두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내려와서 발견한 50코스 종점.
통일전망대 주차장에 있는 6·25 전쟁체험전시관을 둘러보고
돌아기는 길에 DMZ 박물관을 관람하였다. 우리 민족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강대국들의 이해타산에 따른 결정으로 우리 민족의 비극의 역사가 되어 버린 비무장지대( DMZ/DeMilitarized Zone)다
조국
젊음은 충정의 의기로 횃불 되어
저 역사의 대하 위에 비추이니
오 찬연하여라 아침의 나라
영롱하게 빛뿜은 영혼의 섬광
이어온 맥박 영원으로 향하고
여기 찾은 소망 자손에 전한다
반만년 다시 누만 년을 위해
곳곳마다 눈부신 꽃무지개 피어올려
승리로 이어지는 축제 삼으리
내 한몸 으스러져 한 줌 흙 되어도
온 누리에 떨치고 싶은
오직 하나 뿐 어머니인 내 나라여
글 박경석
평화의 공간에 관람객들이 써 붙인 무수히 많은 염원의 글들이 전시되어 있다.
숙연한 마음으로 통일전망대, 전쟁체험전시관, DMZ박물관 관람을 마쳤다. 복잡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에 휘말리지 말고 위정자들은 남과 북이 하나되는 방법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조국통일의 염원을 기원하면서 50코스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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