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07

해파랑길 48, 49코스

2024.11.09.토 해파랑길 48코스(13.6km) 가진항 ←2.7km→ 남천 ←3.4km→ 북천철교 ←3.6km→ 반암해변 ←3.0km→ 거진항 해파랑길 49코스(12.3km) 거진항 ←3.4km→ 응봉 ←1.6km→ 김일성별장 ←4.6km→ 대진항 ←2.7km→ 통일안보공원 걸은거리 29.47km 걸은시간 08:18~16:21, 8시간 3분 소요해파랑길 48코스는 가진항을 시작으로 항목리, 동호리, 울창한 송림을 따라 반암해변과 거진해변을 거쳐 거진항 활어회센터에 이르는 코스다. 가진항을 벗어나 바닷가 옆으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 향목리까지 걷다가 남천을 건너고, 이어서 동호리를 지나고 북천을 따라 상류 방향으로 올라가 북천철교를 건넌 후 다시 북천을 따라 바닷가 방향으로 걷는다. 바닷가에 이르면 ..

창의

창의는 익숙함이 부과하는 무게를 이겨내고 모르는 곳으로 과감하게 넘어가는 일이다. 모르는 곳으로 넘어가는 일에 '과감'이라는 단어를 붙인 이유가 있다. '모르는 곳'으로 넘어가는 일은 일종의 모험이자 탐험이기 때문이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모르는 곳'은 명료하게 해석될 수 없는 까닭에 항상 이상하고 불안한 곳이다.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위험한 곳으로 넘어가는 탐험과 모험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언제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모든 창의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님어가는 일이리면, 그것은 철저한 탐험의 결과다. 장자의 '박 배'도 장자가 가지고 있었던 지식이 아니라, 그의 탐험 정신이 만들어냈다. 그 탐험 정신은 장자를 여기서 저기로 성큼 건너가게 했다.탐험 정신이 살아 있는 문명은 강하다. 새로운..

비관과 낙관

"비관의 길은 좁지만 낙관의 길은 넓다. 예측은 비관하고 실행은 낙관하라." 보통 낙관은 긍정으로, 비관은 부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깊은 함정이 숨어 있는데, 긍정과 낙관의 혼동이 그것이다. 보통은 낙관론이 그럴듯하나 실제 극한 상황에선 전혀 다르다. 끔찍한 사고 현장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다 잘될 거야"를 되새기며 기다린 사람들이다. 이른바

잡념 2024.11.05

해파랑길 46, 47코스

2024.10.27.일 해파랑길 46코스(14.7km) 장사항 ←6.2km→ 청간정 ←3.8km→ 천학정 ←2.2km→ 백도항 ←2.5km→ 삼포해변 해파랑길 47코스(9.7km) 삼포해변 ←3.2km→ 송지호 철새관망타워 ←2.4km→ 왕곡한옥마을 ←4.1km→ 가진항 걸은거리 27.08km 걸은시간 07:37~14:38, 7시간 1분 소요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다니는데 어려움이 뒤따른다. 1시간 이내의 거리는 별 문제가 없는데 1시간 30분이 넘어가면 왕복 3시간 운전을 하는 것도 힘들지만 발생하는 비용도 많아지는 것이다. 오늘은 1시간 30분 거리의 장사항에 차를 세워두고 46코스와 47코스를 걸을 요량으로 아침 일찍 나섰다. 5시 20분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밥을 챙겨 먹고 6시에 집을 나선다. 새벽..

해파랑길 45코스

2024.10.26.토 해파랑길 45코스(17.6km) 설악해맞이공원 ←6.2km→ 아바이마을 ←2.1km→ 속초등대전망대 ←4.1km→ 영랑호범바위앞 ←5.2km→ 장사항 걸은거리 19.96km 걸은시간 09:59~15:47, 5시간 47분 소요설악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하는 해파링길 45코스는 아바이마을과 속초등대를 지나 장사항에 이르는 구간으로서 설악산과 동해바다, 호수, 어촌마을의 전통문화를 엿보며 걷는 길이다. 주요 관광포인트로는 난전시장의 새우튀김 골목과 싱싱한 활어회로 유명한 대포항이 있고, 인근 설악산 척산온천과 함께 속초의 대표적인 명소 속초 해변, 360도 모든 방향으로 육지와 바다, 금강산 자락까지 조망할 수 있는 속초 등대전망대, 그리고 낮과 밤의 정경이 모두 아름다운 8km 둘레의 고즈..

선방일기 / 식욕의 배리(背理)

1973년 11월 23일겨울철에 구워먹는 상원사의 감자맛은 일미(逸味)다. 선객의 위 사정이 가난한 탓도 있겠지만 장안 갑부라도 싫어할 리 없는 맛이 있다. 요 며칠 전부터의 일이다. 군불을 지핀 아궁이에 꽃불이 죽고 알불만 남으면 고방에서 감자를 몇 됫박 훔쳐다가 아궁이에 넣고 재로 덮어 버린다. 저녁에 방선(放禪)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날 감자구이 담당스님이 아궁이로 감자를 꺼내러 간다. 뒷방에서는 공모자들이 군침을 흘리면서 기다린다. 감자는 아궁이에서 몇 시간 동안 잿불에 뜨뜻하게 잘 구워졌다. 새까만 껍질을 벗기면 김이 모락모락 오른다. 맛은 틀림없이 삶은 밤 맛이다. 서너 개 먹으면 허기가 쫓겨 간다. 잘 벗겨 먹지만 그래도 입언저리가 새까맣다. 서로를 보며 웃는다. 스릴도 있고 위의 사정도..

최고의 스펙

"스펙보다 스토리다. 스토리보다 인성이다." 요즘엔 너도나도 스펙, 스펙 하지만 사람은 절대 무슨 통조림 같은 공산품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사람에게 스펙 운운하는 건 일종의 모독이다. 채용과 면접은 동전의 양면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업종도, 성향도, 구직자들에 대한 이미지도 전혀 다르다. 신입사원들에겐 피말리는 면접의 법칙 제1조는 '잘난 모습' 보다 '바른 인성'이 먼저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의 면집 현장에서 나온 최빈출 단어는 '인성(人性)'이었다고 한다. 결국 최고의 스펙은 '인성'인 셈이다. 그러나 학교, 사무실, 대중교통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성 파탄의 현장을 보라. 이는 우선 인성보다 성공을 외쳐온 부모와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특히 외모지상주의와 물질숭배로 뒤범벅된 ..

잡념 2024.10.23

해파랑길 43, 44코스

2024.10.13.일 해파랑길 43코스(9.3km) 하조대해변 ←3.6km→ 여운포교 ←3.0km→ 동호해변 ←3.4km→ 수산항 입구 해파랑길 44코스(13.3km) 수산항 입구 ←5.0km→ 낙산해변 ←1.7km→ 낙산사 입구 ←2.8km→ 속초해변 ←3.1km→ 설악해맞이공원 걸은거리 23.99km 걸은시간 08:00~14:16, 6시간 16분 소요걷기는 명상과 비슷한 무언가가 있다. 둘 다 길 위에 존재하는 형식이요, 우리 삶의 표현이며, 삶과 죽음 사이의 여정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새로운 관점이 열리고, 한 곳을 떠나 새로운 장소에 발을 디딜 때마다 미지의 세계로 나아간다. 산책을 하든 트레킹을 하든 천천히 어딘가를 걷는 일은 삶과 같다. 변화와 덧없음, 탄생과 성장, 피고 짐..

해파랑길 41, 42코스

2024.10.12.토 해파랑길 41코스(12.4km) 주문진해변 ←1.2km→ 향호 ←5.9km→ 남애항 ←3.5km→ 광진해변 ←1.8km→ 죽도정 해파랑길 42코스(9.7km) 죽도정 ←5.0km→ 38선휴게소 ←3.3km→ 하조대 ←1.0km→ 하조대전망대 ←0.4km→ 하조대해변 걸은거리 24.51km 걸은시간 09:41~16:28, 6시간 47분 소요간밤에 잠을 설쳤더니 해가 떴는데도 불구하고 일어나기가 힘들다. 오늘은 가지 말고 늘어지게 잠이나 잘까 하는 생각이 계속 몸과 마음을 붙잡고 놓아주질 않고 있다. 이럴까 저럴까 고민하는 사이 시간은 흐르고 결국은 잠도 오지 않는다. 그래도 느지막이 일어난 때문인지 피곤하지는 않다. 서둘러 밥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다. 1시간을 달려 도착한 주문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