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보다 스토리다. 스토리보다 인성이다."
요즘엔 너도나도 스펙, 스펙 하지만 사람은 절대 무슨 통조림 같은 공산품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사람에게 스펙 운운하는 건 일종의 모독이다.
채용과 면접은 동전의 양면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업종도, 성향도, 구직자들에 대한 이미지도 전혀 다르다. 신입사원들에겐 피말리는 면접의 법칙 제1조는 '잘난 모습' 보다 '바른 인성'이 먼저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의 면집 현장에서 나온 최빈출 단어는 '인성(人性)'이었다고 한다. 결국 최고의 스펙은 '인성'인 셈이다.
그러나 학교, 사무실, 대중교통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성 파탄의 현장을 보라. 이는 우선 인성보다 성공을 외쳐온 부모와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특히 외모지상주의와 물질숭배로 뒤범벅된 천박한 사회적 풍토에서 바른 인성을 기대하기란 '연목구어(緣木求魚)'일 것이다. 하기사 인성의 끝판왕들이 정치판에 널려 있는데 우리 아이들이 뭘 보고 배웠겠는가. 요즐은 그나마 '학벌보다 인성'이라는 외침이 조금씩 커지고 있음은다행이다.
원래 사람이란 커다란 시련을 겪기 전에는 누구나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으로 참다운 인간이 되기 위해선 대나무 마디같이 혹독한 시련과 아픔의 성숙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김치독을 땅에 묻어야 제대로 된 숙성된 김치가 만들어지듯 뜨거운 가마 속에서 구워낸 도자기는 결코 빛이 바래는 일이없다. "스스로를 자랑하는 자는 공이 없고, 스스로를 칭찬하는 자는 오래가지 못한다. 이는 모두 발끝으로 오래 서 있으려는 것과 같다." 노자의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