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9 4

지치지 않는 인간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 著, 북루덴스 刊 심리학자 자이가르닉(Zeigarnik)은 단골 식당에서 식사할 때면 종업원이 여러 사람에게서 주문을 받는데도, 서빙을 할 때 거의 착오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는 종업원에게 어떤 능력이 있기에 주문을 잊지 않고 정확하게 서빙하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일을 마치고 나온 종업원에게 물어봤다.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하나요?" 그런데 종업원은 기억하지 못했다. 다른 종업원에게 물어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은 완결된 것에는 더 이상 호기심을 가지지 않는다. 완결되지 않은 것에만 호기심을 가진다. 식당 종업원은 자신의 임무가 완결되기 전까지는 자신이 기억해야 할 주문을 전부기억한다. 하지만 완결된 후에는 잊어버린다. 이 같은 관찰 결과를 자이가르닉은 하나의 ..

영감을 맞이하기 위해서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 著, 북루덴스 刊 장자의 부인이 죽었다. 장자의 친구 혜시(惠施)가 조문을 갔다. 장자는 부인이 죽었는데도 질그릇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혜시가 말했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것까지는 이해할 만한데, 어떻게 노래까지 할 수 있나?" 장자가 말했다. "나라고 해서 왜 슬프지 않겠는가? 그렇지만 근원을 따져 보니 아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 거야. 내가 축복해 주는 게 맞아." 보통 사람들은 아내가 죽으면 눈물을 흘리고 슬퍼하느라 정신이 없다. 아내가 죽으면 슬퍼해야 한다는 관념으로 일관하던 사람들은 누가 더 눈물을 많이 흘리느냐, 누가 더 슬퍼하느냐를 따진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있는 틀에 빠져 있을 때 장자는 찰기시(察其始) 즉..

경쟁 공화국

"믿을 건 나 하나뿐인 각자도생 시대, 잘 살기 경쟁만이 답일까?" 잘 살기 경쟁, 그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 경쟁공화국 / 강수돌 著, 세창미디어 刊 (프롤로그) 2020년 3월에서 5월까지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한국 정부의 차분한 태도는 물론, '사재기' 광란을 보이지 않은 일반 국민의 모습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란, 스웨덴, 사우디, 스페인,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의 여러 정상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하여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일상, 즉 삶의 현실을 대변하진 못한다. 오히려 우울한 이야기가 더 많다. 삶의 일상은 '민주 공화국'이 아니라 '경쟁 공..

인문학 2024.09.09

삼류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일류는 남의 지혜를 사용한다.

국내 많은 리더들은 대부분 근면성실형이다. 중요하한 것은 사람이 좋다는 것과 경영을 잘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점이다. 냉정히 말해 솔선수범형 내지 "나를 따르라" 스타일은 B, C 학점급이다. 미국에서 분류한 사업을 망치는 경영자 스타일 중에도 최악은 모든 걸 다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소위 만기친람형(micro-management)이다. 그 외에도 지나치게 고집스러운 스타일(과한 일관성) 그리고 문제가 있을 때만 직원을 찾고, 격려와 칭찬 등 정작 직원이 필요할 일에는 관심이 없는 갈매기 사장님 스타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시대 최고의 브레인, 한비자는 "3류 리더는 자기의 능력을 사용하고, 2류 리더는 남의 힘을 사용하고, 1류 리더는 남의 지혜를 사용한다"고 설파했다. 그는 실제로 지엄한 ..

인문학 2024.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