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 著, 북루덴스 刊 춘추전국시대 위(衛)나라에 슬픔을 자아낼 정도로 못 생겼다는 뜻의 애태타(哀駾它)라는 추남이 살고 있었다. 그와 함께 지낸 남자들은 그 곁을 떠나지 않으려 하고, 그를 본 여자들은 다른 이의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한다. 그는 자기 의견을 내세우지도 않고 늘 다른 이에게 동조할 뿐이었다. 군주의 자리에 있으면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해준 것도 아니고, 쌓아둔 재산으로 남의 배를 채워준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그 흉한 몰골은 세상을 감짝 놀라게 할 정도였다. 지식도 사방 먼 곳까지 미칠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남녀가 그를 따르려 모여드는 까닭은 무엇인가? 장자는 이것을 온전한 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드러나게 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