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8- 영화 의 한 장면. 코제트가 있던 숲속에 자작나무가 빛난다. 자작나무는 캄캄한 밤 게슴츠레한 달빛 아래서도 대번에 보인다. 나무 껍질이 온통 하얗기 때문이다. - 파스테르나크의 소설 에서는 눈 내리던 기찻길 옆으로 자작나무가 끝없이 서 있었다. 그리고 톨스토이의 영지 야스나야 폴라냐... 아버지의 서가에 꽃혀 있는 톨스토이 전집에는 언제 찍었는지 알 수 없는 흑백 사진이 실려 있었다. 사진 속 생가와 무덤 옆에도 하얀 수피의 자작나무가 있었다. - 오늘 산길을 걷노라니 움터지는 소리가 바람과 다투고 있다. 까마귀는 대놓고 떠들고 다른 새소리도 분주한 가운데 땅도 툭툭거려 지나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움이 비집고 나왔으니 곧 새순이 돋고 산이 연두색으로 물들 날이 머지않겠다. 금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