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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27, 28코스

2024.07.05.금 해파랑길 27코스(11.5km) 죽변항입구 ←6.5km→ 매정교 ←2.2km→ 옥계서원유허비각 ←2.8km→ 부구삼거리 해파랑길 28코스(10.9km) 부구삼거리 ←6.1km→ 도화동산 ←0.9km→ 갈령재(수로부인길) ←3.9km→ 호산버스터미널 걸은거리 23.94km 걸은시간 12:59~18:43, 5시간 44분 소요오전 근무 후 걷는 길이라 11.5km 구간인 27코스만 걸을 요량이었는데 마침 회사 직원이 진주 집에 다니러 간다고 해서 좀 태워주길 부탁하여 27코스와 28코스 두 코스를 걸었다. 두 코스를 합한 거리는 22.4km이다. 종점이나 시점까지 내차로 이동하고 농어촌버스를 타야 한다면 시간상 불가능하겠지만 28코스 종점인 호산버스터미널에 내차를 세워두고 27코스 시점..

해파랑길 26코스

2024.06.30.일 해파랑길 25코스(12.7km) 수산교 ←1.2km→ 울진엑스포공원(왕피천공원) ←3.7km→ 연호공원 ←6.8km→ 봉평해변 ←1.0km→ 죽변항입구 걸은거리 13.44km 걸은시간 11:30~15:05, 3시간 35분 소요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아침나절에는 비 소식이 있어 느지막이 일어났다. 일찍 출발해서 우산을 쓰고 걸을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동해안의 바람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9시 넘어 일어나 아침을 챙겨 먹고 미루어둔 집안 청소를 대충 하고 해파랑길 26코스 종점이 있는 죽변항으로 이동했다. 아침에 내린 비 때문에 그런 것인지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죽변시외버스터미널 뒤편의 넓은 주차장은 텅 비어있다. 주차장 건너편 농어촌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편을 검색해 보니 해파랑길 2..

해파랑길 25코스

2024.06.29.토 해파랑길 25코스(23.3km) 기성버스터미널 ←6.0km→ 기성망양해변 ←3.7km→ 망양휴게소 ←11.3km→ 망양정 ←2.3km→ 수산교 걸은거리 25.14km 걸은시간 07:36~14:08, 6시간 32분 소요해파랑길 25코스는 비교적 긴 코스라 아침 일찍 서둘렀다. 집에서 6시에 출발하여 수산교를 건너 노음교차로 옆 왕피천 수변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시간을 보니 6시 50분이다. 주차를 하고 올라와 길 건너에 있는 농어촌버스정류소에 도착하자마자 기성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왔다. 항상 이렇게 시간을 딱딱 맞춰서 버스가 와 주면 얼마나 좋을까.해파랑길의 25코스는 울진군 기성면에서 근남면을 잇는 길이다. 기성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망양휴게소와 망양정을 지나 수산교에 이르는 공식거..

선방일기 / 포살

1973년 10월 30일그믐이다. 삭발하고 목욕하고 세탁하는 날이다. 보름과 그믐에는 불보살이 중생을 제도하는 날 이기 때문에 세탁을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내복을 입어야 하고 내복에는 이 따위가 있기 때문에 세탁을 하면 살생을 하는 결과가 된다.겨울철 목욕탕과 세탁장 시설이 협소하니 노스님들에게 양보하고 젊은 스님들은 개울로 나가 얼음을 깨고 세탁을 하고 목욕은 중요한 부분만 간단히 손질하는 짓으로 끝낸다.날카롭게 번쩍이는 삭도(削刀)가 두개골을 종횡으로 누비는 것을 바라볼 때는 섬뜩하기도 하지만 내 머리카락이 쓱쓱 밀려 내릴 때는 시원하고 상쾌하다. 바라보는 것과 느끼는 것의 차이 때문이다.오후에는 유나(維那)스님의 포살이 행해진다. 삼장(三藏, 經·律·論)중에서 율장(律藏)을 다룬다. 사분율의(四分..

영감이 피어나는 순간에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 著, 북루덴스 刊 나는 고등학교 들어가서 1학년 때까지는 멀쩡했다. 그런데 2학년 올라가면서부터 공부를 안 하게 되었다. 학생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나는 공부를 하는 대신에 공부하는 내 모습을 관찰하였다. 공부란 도대체 무엇인가?' '인간은 왜 공부를 할까?' '나는 왜 공부를 하지?' 그런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졌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질문은 왕왕 질문한 자를 혼란에 빠트린다. 나는 공부에 대해서 궁금해하다가 공부를 못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학생이 갈 곳은 철학과밖에 없었다. 공부를 못하게 된 이유를 좀 과하게 미화한 느낌도 든다. 사실은 그냥 게으름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플라톤, 노자, 아리스토텔레스를 공부하면서 그들을 공부하는 나는 누구이며,..

개념화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 著, 북루덴스 刊 문자가 문화적인 높이에서 작동활 때 나오는 중요한 점은 개념 제조 능력, 즉 '개념화' 능력이다. 문자적인 높이에 있는 사람은 '개념화'를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개념화'의 결과인 '개념'을 수용한다. '개념화'는 인간이 세계를 전술적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다루는 일이다. '개념화'는 바로 세계를 장악하는 일이다. 부연하면, 세계에 의미를 부여했다는 뜻이고, 그 개념을 매개로 새롭게 판을 짠다는 뜻이다. 그래서 개념을 제조하는 일은 창의적인 활동의 대표적인 한 유형이다. 이것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지위를 확보해 나가는 매우 진보적인 상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개념'을 수입한다는 말은 개념 제조자가 벌인 판 속으로 기어 들어가서 그 의도를 ..

매천야록(梅泉野錄)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 著, 북루덴스 刊 매천 황현은 야인의 자격으로 쓴 비사, 을 남겼다. 고종 1년(1864)부터 융희 4년(1910)까지의 47년을 담았다. 마지막 문장에서 비통함은 극에 이른다. "나라가 망했다. 전 진사 황현, 약을 먹고 죽다.(韓亡 前進士黃玹 仰藥死之)" 경술국치 바로 그날이다. 그가 목숨을 끊기 전에 남긴 절명시(絶命詩) 한편이 이 비참한 풍경과 겹친다. 새도 짐승도 슬피 울고, 산과 바다도 찡그리누나. 무궁화 피는 우리나라는 이미 망하고 말았다. 가을 등불 아래 읽던 책 덮고 지난날 돌아보니 세상에 글자 아는 사람 노릇 어렵기도 하구나. 이렇게 보면 매천은 글자(문자) 아는 사람, 즉 식자인(識字人) 노릇을 하느라 스스로 죽었다. 대체 글자니 문자니 하는 것이 무엇..

자신의 고유한 걸음걸이로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 著, 북루덴스 刊 구한말, 한반도 남쪽 구례 땅에 황현(黃玹1855~1910)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호는 매천(梅泉)이다. 그는 이십대에 큰 뜻을 품고 상경하여 과거 시험을 보았는데, 초시에서 첫째로 뽑히고도 전라도 시골 출신이라는 이유로 둘째로 내려앉혀졌다. 이로 인해 매천은 온 나라에 가득 찬 편견과 부패를 몸소 겪게 되었고, 바로 분기탱천하여 다음 시험은 보지도 않은 채 고향으로 내려가버렸다. 그렇게 5년을 보냈다. 나중에 부친의 바람이 하도 간절하여 어쩔 수 없이 다시 상경해 생원회시에 응시했다 장원 급제하여 진사가 된다. 서른넷의 나이에 성균관 생원으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여전한 관료계의 부정부패밖에 없었다. 이에..

선방일기 / 선객의 운명

1973년 10월 25일선방에 전래되는 생활규범이 있으니 그것은 두량 족난 복8분(頭凉 足煖 腹八分)이다.(머리는 시원하게, 발은 따듯하게, 배는 만복(滿腹) 에서 이분(二分)이 모자라는 팔분) 의식주의 간소한 생활을 표현한 극치이다.선방에는 이불이 없다. 좌선할 때 깔고 앉는 방석으로 발만 덮고 잠을 잔다. 그래서 선객의 요품(要品)중의 하나가 바로 방석이다. 옮겨 다닐 때에는 바랑에 넣어가지고 다닌다.선방의 하루 급식량은 주식이 일인당 세 홉이다. 아침에는 조죽(朝粥)이라 하여 죽을 먹고 점심에는 오공(午供)이라 하여 쌀밥을 먹고 저녁에는 약석(藥石)이라 하여 잡곡밥을 약간 먹는다. 부식은 채소류가 위주고 가끔 특식으로 두부와 김과 미역을 보름달 보듯 맛볼 수있다.선객이 일 년에 소비하는 물적인 소요..

선방일기 / 선방의 생태

1973년 10월 29일이번 선방의 구성원은 극히 복합적이다. 이질성과 다양성이 매우 뚜렷하다. 먼저 연령을 살펴보면 16세의 홍안(紅顔)으로부터 고희(古稀)의 노안(老顔)에까지 이른다. 세대적으로 격(隔)이 3대에 이른다. 물론 세수(世壽)와 법랍(法臘)과는 동일하지 않지만. 다음에 출신 고장을 살펴보면 팔도 출신들이 제각기 제고장의 독특한 방언을 잊지 않고 수구초심(首丘初心)에 가끔 젖는다. 북방 출신들은 대부분 노장년층이다.학력별로 살퍼보면 사회적인 학력에서는 교문을 밟아보지 못했는가 하면, 대학원 출신까지 있다. 불교적인 학력(講院學習)에서는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도 이수치 않았는가 하면 대교(大敎)를 마치고 경장(經藏)에 통달한 대가(大家)도 있다.다음으로 출신 문벌로 보면 재상가(宰相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