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98

선방일기 / 소임

1973년 10월 15일삼동결제(三冬結制)에 임하는 대중이 36명이다. 조공(아침공양)이 끝나자 공사가 열렸고 결제방이 짜여졌다. 결제방이란 결제 기간에 각자가 맡은 소임이다.36명의 대중을 소임별로 적어보면조실(祖室) 1명 - 산문(山門)의 총사격(總師格)으 로 선리(禪理) 강화 및 참선지도유나(維那) 1명 - 포살(戒行과 律儀) 담당병법(秉法) 1명 - 제반시식(諸般施食) 담당입승(立繩) 1명 - 대중(大衆) 통솔주지(住持) 1명 - 사무총괄(寺務總括)원주(院主) 1명 - 사중(寺中) 살림살이 담당지전(知殿) 3명 - 전각의 불공(佛供) 담당지객(知客) 1명 - 손님 안내시자(侍者) 2명 - 조실 및 주지 시봉다각(茶角) 2명 - 차(茶) 담당명등(明燈)..

해파랑길 24코스

2024.06.09.일 해파랑길 24코스(18.4km) 후포항 ←3.6km→ 울진대게유래비 ←6.1km→ 월송정 ←2.3km→ 대풍헌 ←6.4km→ 기성버스터미널 걸은거리 19.75km 걸은시간 09:15~14:33, 5시간 17분 소요기성공용정류장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후포항으로 가는 농어촌버스를 검색하고 있는데 마침 시외버스 1대가 정류장으로 들어온다. 앞 유리창에 '후포, 포항'이 적혀있어 후포에 서는지 물어보니 타라고 한다. 이 버스는 울진에서 출발하여 기성, 후포 등을 거쳐 포항까지 가는 완행버스다. 잘 되었다. 버스는 옛 7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며 중간중간에 서서 손님을 태웠다. 전형적인 시골 완행버스인 것이다. 그렇게 약 40분을 달려 어느 정류장에 서더니 내리라고 한다. 후포 가는데요 했..

해파랑길 23코스

2024.06.07.금 해파랑길 23코스(11.6km) 고래불해변 ←1.1km→ 병곡휴게소 ←3.7km→ 금곡교 ←3.8km→ 백암휴게소 ←3.0km→ 후포항 걸은거리 11.90km 걸은시간 14:49~17:30, 2시간 4분 소요후포항 한마음광장에 주차를 하고 폰으로 농어촌버스 시간표를 검색하니 다행히 고래불해수욕장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 버스정류소를 찾아보니 바로 옆 도로변에 있어서 정류소에 붙어 있는 시간표를 보고 있자니, 주변에서 옷가지들을 파는 노점상 아주머니께서 "어디 가는데예?" 하고 물어보길래 "고래불해수욕장으로 갑니다." 했더니 "아이고 1시 40분 고래불 뻐스 금방 갔는데~~." 하고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씀하시더니 바로 "다음 뻐스는 2시 20분이시더, 1시 40분, 그다음 2시 ..

해파랑길 22코스(영덕 블루로드 C코스)

2024.06.06.목 해파랑길 22코스(16.1km) 축산항 ←2.3km→ 대소산봉수대 ←5.8km→ 괴시리전통마을 ←2.4km→ 대진항 ←5.6km→ 고래불해변 걸은거리 18.20km 걸은시간 13:34~18:43, 5시간 8분 소요http://blueroad.yd.go.kr/ko/open_content/course/meditation/ 영덕 블루로드의 C코스입니다.“바다, 나는 결국 네게로 왔다. 돌연한 네 부름은 어찌 그렇게도 강렬했던지..” 그러나 갈매기는 날아야하고 삶은 유지돼야 한다. 갈매기가 날기를 포기했을 때 그것은 이미 갈매기가 아니고, blueroad.yd.go.kr예정에 없던 술자리에서 과음을 한 탓에 늦게 일어났다. 당초 해파랑길 22, 23코스를 걸을 계획이었으나 22코스만 걸을..

선방일기 / 결제

1973년 10월 14일결제(結制)를 하루 앞둔 날이다. 결제란 불가용어로서 안거(安居)가 시작되는 날을 말하고, 안거가 끝나는 날을 해제(解制)라고 한다.안거란 일 년 네 철 중에서 여름과 겨울철에 산문출입을 금하고 수도에 전력함을 말한다. 하안거는 4월 15일~7월 15일이고 동안거는 10월 15일~1월 15일이다. 흔히 여름과 겨울은 공부철이라 하고, 봄과 가을은 산철이라 하는데 공부철에는 출입이 엄금되고, 산철에는 출입이 자유롭다. 그래서 결 제를 위한 준비는 산철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선방생활과 병영생활은 피상적인 면에서 극히 유사한 점이 많다. 출진을 앞둔 임전태세의 점검이 무인(武人)의 소치라면 결제에 임하기 위한 제반 준비는 선객이 할 일이다. 선방에 입방하면 침식은 제공받지만 의류나 그 ..

선방일기 / 산사의 겨울채비

1973년 10월 5일원주스님의 지휘로 메주 쑤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대중생활이고 보니 언제나 분업은 철저히 시행된다. 콩을 씻어 삶는 것으로부터 방앗간을 거쳐 메주가 되어 천장에 매달릴 때까지의 작업과정에서 대중 전체의 손이 분업 형식으로 거치게 마련이다. 입이 많으니 메주의 양도 많지만 손도 많으니 메주도 쉽게 천장에 매달렸다. 스무 말들이 장독에는 수년을 묵었다는 간장이 새까맣다 못해 파랗고 흰빛까지 드러내 보이면서 꽉 차 있지만 어느 때 어떤 종류의 손님이 얼마나 많이 모여 와서 간장을 먹게 될지 모르니까 언제나 풍부히 비축해 두어야 한다는 원주스님의 지론이다.동안거를 작정한 선방에서 겨울을 지내자면 김장과 메주 작업을 거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 선객들의 불문율로 되어 있는 관습이다. 김장과 메주 ..

선방일기 / 김장울력

1975년 10월 2일아침 공양이 끝나자 방부를 드렸다. 장삼을 입고 어간을 향해 큰절을 세 번 한다.본사와 사승 그리고 하안거 처소를 밝히고 법명을 알리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선착(先着) 스님들은 환영도 거부도 하지 않는다. 그저 담담히 부장불영(不長不迎) 할 뿐이다.법계의 순에 따라 좌석의 차서가 정해진다. 비구계를 받은 나는 비구석 중 연령순에 따라 자리가 주어졌다. 내가 좌정하자 입승스님이 공사를 발의했다.공사란 절에서 행해지는 다수결을 원칙으로 하는 일종의 회의를 말함인데, 여기에서 의결되는 사항은 여하한 상황이나 여건하에서도 반드시 실행되어야 한다. 적게는 울력으로부터 크게는 산문출송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공사를 통하여 채택되고 결정된다.본래 절 생활이란 주객이 없고, 자타가 인정되지 않고,..

선방일기 / 상원사행

1973년 10월 1일나는 오대산의 품에 안겨 상원사 선방을 향해 걸어 나아갔다. 지나간 전쟁 중 초토작전으로 회진(灰塵)되어 황량하고 처연하기 그지없는 월정사에 잠깐 발을 멈추었다. 1천3백여 년의 풍우에 시달린 구층석탑의 탑신에 매달린 풍경소리에 감회가 수수롭다.탑전에 비스듬히 자리 잡은 반가사유보살상이 후학납자를 반기는 듯 미소를 지우질 않는다.수복 후에 세워진 건물이 눈에 띈다. 무쇠처럼 단단하여 쨍그렁거리던 선와(鮮瓦)는 어디로 가고 목어 기둥이 웬일이며, 열두 폭 문살문은 어디로 가고 영창에 유리문이 웬일인가. 당대의 거찰이 이다지도 초라해지다니. 그러나 불에 그을린 섬돌을 다시 찾아 어루만지면서 복원의 역사를 면면히 계속하고 있는 원력 스님들을 대하니 고개가 숙여지면서 선방을 향한 걸음이 가..

선방일기 / 지허스님 지음

[知虛스님] 1957~1958년 사이 출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전에 의하면 서울대를 졸업하고 탄허 스님 문하로 출가했다고 한다. 1962년~1963년 사이 1년간 강원도 정선 정암사에서 20여리 떨어진 토굴에서 수행했고 이때의 기록이 대한불교에 연재된 적이 있다. 1975년 입적했다는 진술이 있으나 확실치 않다. [선방일기]는 1973년 월간 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모두 23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미 1993년과 2000년 각각 단행본으 로 출간된 적이 있다. '선방일기'는 1970년대를 전후한 선방의 모습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어 그동안 좋은 '사료'의 역할을 해왔으며 후학들에게도 큰 경책이 되었다. 일반인들의 호응도 대단해 이미 수만 부가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글을 쓴 ..

해파랑길 21코스(영덕 블루로드 B코스)

2024.05.25.토 해파랑길 21코스(12.7km) 영덕 해맞이공원 ←2.1km→ 오포해변 ←5.6km→ 경정리대게마을 ←3.7km→ 죽도산전망대 ←1.3km→ 축산항 걸은거리 13.51km 걸은시간 11:36~15:58, 4시간 22분 소요http://blueroad.yd.go.kr/ko/open_content/course/snowcrab/ 영덕 블루로드의 B코스입니다.인공의 소리가 모두 묻혀 고요한 길.... 펼쳐진 모든 것들은 그저 바다뿐 인 이 길 위에서 마음의 고요를 되찾는다.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나와 자연뿐이다. 해맞이공원에서 바닷가 쪽으로 난 길blueroad.yd.go.kr 해파랑길 21코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해안길로 되어 있어서 동해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길이다. 한적한 오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