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2024.03.15.금 모르겠다. 터질듯한 가슴 고단한 인연으로 왔는지 무슨 이유로 머물고 있는지 마음은 시려오고 소리 없이 찾아드는 슬픔 내치려 해도 내쳐지지 않는 건 모르겠다. 가슴이 미어지 듯 아프다. 머리가 깨어질 듯 아프다. 보이지 않는 내 안의 깊은 슬픔 주절주절 못난 핑계 흘러가는 강물에 던진다 다시 올라온다 https://youtu.be/Ct2E2bUrZdo?si=atIFdsyywB0d4F1t 잡념 2024.03.17
시간 2024.03.04.월 숨 가쁘게 달려봐도 주저앉아 발버둥쳐도 시간은 멈추지도 후퇴도 전혀 타협하지 않는다. 시간의 폭 속으로 밀려오는 새 바람에 세상은 둥둥 떠도 엎어져라 등 떠미는 시간 누가 미워할 수 있으랴. 누구나 저물건데 좀 쉬었다 간들 어떠랴. 잡념 2024.03.17
눈이 왔다가 갔다 2024.02.23.금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내다 보았다. 눈이 내렸다. 정오가 지나 밖을 내다 보았을 때는 눈이 녹은 뒤였다. 갈 때도 올 때처럼 돌아가는 눈 외딴집에 기거하던 노인도 눈이었다는 것을 안 것은 봄이지난 뒤였다. 분명 고독사였다. 눈이 왔다가 갔다. 잡념 2024.03.17
무엇을 갖추어야 하나? 한창 일할 때는 몰랐다. 돈과 명예를 얻기만 하면 모든 것이 용서가 된다고 착각했다. 그때는 가족을 위하기보다는 직장에서 필요하 존재가 되려고 애를 썼다. 지금도 마음속에는 내가 치열하게 일했기 때문에 내 가족을 지켜 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런 악착같은 마음과는 빨리 이별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나 가정에서 존경받는 어른으로 대접받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나이가 들었을 때 '아직도 왜 이렇게 아등바등하지?' 같은 거친 시선을 받고 싶지는 않다. 열심히 살아 보고자 노력했는데 이런 시선을 받으면 괴롭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갖추어야 하나? 잡념 2023.07.22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 14주기 노무현 대통령님을 추억하며... 7개월 전 하루아침에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라졌다. 그러나 아무도 내 책임이라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변명하기에 급급하다. 과연 국가는 있는 것인가! 지난 세월 우리 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던 나라의 대변인이 된 듯한 사람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 이 아이러니한 시대 비가 많이 내려도 내 책임 같다고 하던 사람이 생각나는 슬픈 시대다. 우리는 과연 공정한 시대에 살고 있는가?타는 목마름으로 / 작곡 : 이 성연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도 너를 잊은 지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살아오는 저 푸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나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잡념 2023.05.23
봄비 내리는 淸明 2023.04.05 일 년 중 날이 가장 맑다는 淸明인데 비가 내린다. 봄꽃과 새싹들의 목마름을 해소시켜주기 위해... 며칠간 계속된 화창한 날에 이어진 비소식이니 청명에 비가 내려도 반가운 비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난다"고 했다. 청명은 새생명이 움트는 날이다. 비가 그치고 차차 하늘이 맑아지고 햇볕이 쏟아지면 파아란 하늘 아래 대지는 더욱 활기를 얻게 될 것이다. 사무실 창밖으로 보이는 비오는 풍경을 감상하며... 잡념 2023.04.20
곡우(穀雨) 2020.04.20 곡우(穀雨)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의미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 올해는 419혁명 환갑과 겹쳤다. 곡우에 비가오면 풍년이 든다는데, 오늘 그 절기에 맞춰 감사하게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옛날에는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하기 위하여 볍씨를 담갔는데, 어릴 적 고향에서 어른들이 볍씨 담그던 모습이 가물가물 떠오른다. 입춘부터 시작된 봄이 우수, 경칩, 춘분, 청명을 지나 곡우에 이르러 마무리되고, 15일 뒤 입하부터 여름이 시작된다. 올 4월은 역설적이게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평년 대비 낮은 기온이라는데, 비가 내리고 그치면 또 추워지는건 아닌지 모르겠다.2023년. 올해 곡우는 비는 내리지 않지만 아침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있고 그 위로 떠오르는 해가.. 잡념 2023.04.20
미련 흘러서 흘러서 이르는 강물 거기서 주는 다만 한줌의 꿈싸라기 기다림에 피곤해 진 내 유난히 환한 영창에 해가 뜨고 노을이 향락처럼 손을 흔들어 보이던 날 거기 성난 죄몫으로 유배된 내가 있다. 그러나 여기 발자욱도 더 머무를 수 없는 지역에서 나는 또 걸어야 했다. 정작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 그리운 만큼 더 멀리 있어야 했던 다정한 이들 눈을 감아도 환희 떠오르는 모습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어디로 어디까지 흘러 갔을까 바람이 인다. 잠자리 앉았던 풀꽃 자리에 비가 내린다. 하늘이 부어 주는 축복인 양 비를 맞으며 내가 걷는다. 강남 입구 터미날 문턱에서 내 방황의 눈길이 숱한 빛으로 서성인다. ...길 그 길을 걷기 위해서 내가 또 비를 맞는다. 잡념 2023.04.20
개나리 2023.03.22 회사 안 산삐알에 개나리가 가득하다. 샛노란 개나리를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어릴 때 시골에서는 봄이면 병아리를 부화시켰다. 암탉은 알을 품고 있는 동안은 모이도 잘 먹지 않으면서 품속에서 열심히 알을 굴렸다. 그렇게 21일이 지나면 어느 날 삐약삐약 소리가 들린다. 어린 마음에 어미닭 품속의 알이 궁금하여 꼬리를 들춰 보기도 하고, 모이를 먹지 않는 암탉이 걱정되어 부리에다 보리를 넣어주기도 하는데 순둥순둥하다. 그런데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 품속에서 꼬물거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맹수로 돌변한다. 노~란 병아리가 너무 예뻐서 한번 만져볼라치면 바로 튀어나와 달려든다. 그렇게 먹을 것 참아가며 정성껏 부화시킨 제 새끼들을 올망졸망 데리고 개나리 울타리 아래서 벌.. 잡념 2023.04.19
일곱살의 회상 내 나이 일곱 살 때 하늘에 흐르는 조각구름과 냇가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작은 하얀 꽃을 동시에 본 적이 있다.(그것이 개망초꽃이라는 것은 그로부터 한 15년 뒤에 알았다) 한여름... 마을 앞 냇물에서 멱을 감다 한기를 느끼면 지천으로 피었던 하얀 꽃 아래 따듯하게 달구어진 자갈돌 깔고 누워보던... 지금도 그 모습이 기억 속에 선명히 남아있는 것은 아마도 어떤 현상이 내 마음을 크게 자극하지 않았나 싶다. 군데군데 흐르는 조각구름과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가물가물 흔들리는 작은 꽃이... 어쩌면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추상(推想)이 아닐까 해서 그 어린 나이에 벌써 심장 깊숙이 각인되 있었던가 보다. 내가 만약 삶이 다하면... 저 조각구름이 될 것인가? 이 이름 모를 작은 꽃이 될 것인가? 어찌 그.. 잡념 2023.04.19